너 왜 그일 하니?

오래간만에 찐하게 친한 친구를 만났다. 지난주에 행정고시 2차가 끝났다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자고 했다. 망설임 없이 만났고,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무엇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

별 껄끄러움 없이 대화를 하다가 어느새 주제가 '나의 직업'으로 넘어갔다. 나의 직업 선택에 대해 항상 안타까워하는 친구는 오늘도 나에게 진지하게 직업 선택을 제고하라는 말을 했다. 요지는 이렇다.

* 너는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다. 그것도 사회 상층에 속하는 큰 성공을 바란다.
* 현재 너의 직업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 현재의 상황을 견딜만한 충분한 비전이 있어보이지 않는다.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누군가 나에게 "왜 굳이 예술단체에서 일을 하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분명 예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전공도 아니고, 급여조건도 기가 막히게 낮은 이곳에서 일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사명감이나, 절실한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나는 보통 어떤 일을 해도 흥미를 느끼는 편이다.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것도 딱히 변명할 수 없었다. 민간 예술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나는 마흔이 되기 전에 1년에 얼마씩, 총 00원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어쩌구 저쩌구 등등...."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혹은 "지금은 비록 경제적으로 좀 어렵긴 하지만, 정확히 00년 후에 대기업 다니는 동기들보다 사정이 더 좋아질 수 있다."라는 말을 할 수도 없다.

내가 세속적인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고도 말할 수 없었다.

한 시간도 넘는 훈계 분위기의 애정어린 충고를 들으면서, 나는 마치 내가 가진 재능을 썩히고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죄인이 된 듯한 마음이 들었다. 마음이 초라해진 탓인지, 당당하게 변명할 꺼리가 없었던 탓인지, 나는 작은 목소리로 어색하게 웃으며 "난 지금 하는 일이 좋아."라고 답했다. 물론 그 대답 뒤에는 "다른 일을 싫어하는 건 아니야."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긴 했지만, 그것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럼 다시 예술단체를 나오라는 친구의 집중 포화를 받을 것이 분명했기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의문이 들었다.

'내가 세속적인 성공을 바란다는 욕망을 가진 것과 내가 그것을 따라 살아간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닐까?'

'비록 어려움이 따르고, 내키지 않는 순간이 있더라도 의미 있다고 생각되면 다른 길을 갈 수도 있지 않나?'

'헌데 사람들에게 이런 류의 충고를 들을 때마다 당당하게 답하지 못하고, 가슴 속이 문드러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그렇지 않아도 최근 내게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신앙의 가치로 인해서 '예술'이 나의 천직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마당에 친구의 저돌적인 충고 다발은 마치 '내가 하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기분이 들게 했다. 그렇다고 그 친구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머릿속은 한 없이 복잡하고,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내가 이 일을 꼭 해야하는 이유가 있을까?

그리고 내가 이 일을 꼭 떠나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도대체 어떤 이유가 더 큰 무게를 가지는 걸까?

교회의 영적 부흥

요즘 교회에서 영적 부흥의 열기가 뜨겁다. 4일간의 지방 출장동안 교회 홈페이지를 들어가보지 못한 채 어제 밤에 예배를 갔는데, 한 교인이 전한 말로는 '칭의'의 은혜를 얻은 신자들이 줄줄이 글을 올렸다고 한다.나 역시 교회의 성쌓기 운동에 한 장의 벽돌을 올린 바 있다. 딱 한 편 올린 글에서 성쌓기의 의의에 대해 기존의 회의적이었던 시각을 반성하고,... » 내용보기

인생 과외 교사

음악단체 활동으로는 기초적인 수준의 생계조차 해결할 수 없어서 부수입원(주수입에 맞먹는...)으로 수학과외를 한다.오늘 과외를 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도 과외 교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알 수 없는 일들이란 항상 있게 마련이다. 그저 안전빵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얼마간의 위험과 희생을... » 내용보기

내게 신앙이란

인간의 실재 전체를 조망하고 싶고 또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묻는 이가 있다면, 그는 이들 물음과 더불어 뭔가 확실한 것을 알 수 없는 한계에 부닥치게 된다. 논변의 포위망을 계속해서 벗어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해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이해를 얻고 싶은 그런 실재의 영역이 있는 것이다. 그런 곳이 시, 노래, 음악, 신화의 자리이다... » 내용보기

[리뷰] 영화 <마오의 라스트 댄서>

p { margin-bottom: 0.21cm; }일본 대지진이 있는 직후여의도공원에서 <We Pray ForJapan>이라는 공연을 본 일이 있다.일본 사람들의 고통과 절망에 예술이 힘이 되길기원하는 마음으로 여러 예술가들이 모여 재능기부를한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전통타악연주, 밴드,째즈, 마임,발레, 현대무용 등으로다양한 장르를 선... » 내용보기